심심해서 괴담 하나 퍼 왔어요
어릴적, 우리집은 무척 가난했다. 부모님은 내가 가지고 싶은 게 있다해도 하나 사주질 않으셨다. 옷은 주변 이웃집에서 물려준 걸 받아다 입었고, 간식이라곤 얼음사탕1 뿐이었다. 의무교육은 제대로 받았지만, 필기구나 교과서는 다 물려받은 것이었다. 태어나서 내내 물려받은 물건만 써왔기에 딱히 불만은 없었다. 다만 딱 하나, 싫은 게 있었다. 물려받은 책상이었다. 그 책상은 물려받은 물건인데도 아직 새것처럼 윤이 반짝반짝 났다. 서랍을 열면 나무냄새가 훅 풍겨와, 나는 그 향기 맡는 걸 즐기곤 했다. 처음 그 책상을 받고 나서는 너무 마음에 들어, 한가할 때면 분수에 맞지 않게 거기 앉아 책을 읽는 게 내 기쁨이었다. 하지만 책상을 받고 일주일 정도 지났을 무렵, 이상한 체험을 했다. 평소처럼 의자에 앉아 ..